SOOBAAK

오래된 총포사에 있던 초초대형 isolated red deer hunting trophy 입니다. 저도 이렇게 큰 건 정말 처음 보내요.

헌팅 트로피는 어찌 보면 가장 전통적인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. 

아름다움을 본능적으로 추구하는게 인간인지라,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토기에다가 빗살무늬를 그리고 광야에서 말라 죽은 동물의 뿔을 주어다가 거실에다 걸어 두고 그런 거 아니였을까요.

집도 작고, 헌팅 문화도 없는 한국인들에게는 좀 낯설 순 있으나, 서양 사람들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오브제입니다. 

실제로 어센틱한 무드를 추구하는 브랜드 오프라인 스토어에도 종종 걸려 있죠.
보통은 이렇습니다. 거실에 벽난로가 있고, 그 위에 이런 헌팅 트로피가 걸려 있습니다. 벽날로 선반에는 손주들 사진 액자 놓여 있고, 그 앞에는 카페트랑 쇼파가 있습니다. 

한국하고는 거주 공간의 양식이 너무 달라서, 이 헌팅 트로피를 누구네 집에 걸 수 있을까 싶지만 뭐 그건 사는 사람이 알아서 잘 하시리라 믿쑵니다.

조선의 백자나 한복, 나무 소반 같은 오브제들은 조용하지만 분명한 아우라가 있습니다. 자연의 소재로 사람이 만들고 시간을 잘 먹은 그런 것들.
그런데 정말 리얼 자연인 것들 있잖아요, 돌 같은 거 말입니다. 신이 만들고 시간이 잘 먹은 그런 것들은 정말 조용한데 정말 아우라가 있습니다. 

인간이 만든 건 죽으면 쓰레기가 되고, 신이 만든 건 죽어도 죽은게 아닙니다.

이건 인간적으로 RRL 가로수길 매장에 기증하고 싶네요. 

아니면 신사 수박 리모델링 할 때, 카운터 뒤에다 빡! 

아무튼 이렇게 보존 상태 좋고 초초대형 사이즈는 한국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물건이 아니오니, 누려주십사. 늘 고맙습니다.